비상사태: 공연 제작중입니다.

TV에서 우린 유난히 아파트 광고를 많이 보게 됩니다.

최고의 인기스타들이 마치 행복한 삶의 필수 요소인 듯 보여 주는,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고 안락한 그 아파트에 살기 위해 우린 끊임없이 일을 하고, 은행 이자와 싸우고, 오늘 의 행복을 미룹니다.길을 지나다 보이는 그 아파트단지는 과연 화려한 조경의 공원도, 수영장도, 헬스장도 갖춘 궁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궁전처럼 유난히 성벽도 높습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바깥의 사람이 들어오는 게 싫은가 봅니다.

TV속 인기스타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무엇을 무서워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왜 우리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빈곤층과의 벽을 쌓고 싶어서일까요? 상류층으로 가는 '중간단계'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어디에도 벽이 있습니다. 계층과 계층을, 나와 내 욕망을, 나와 내 공포 사이를 가르는 벽이 있습니다.

2008년 독일에서 초연된 독일작가 Falk Richter의 최근작을 국내초연으로 올리는 상상만발극장의 세번째 작품 <비상사태>는 현대 중산층의 삶에 차분하고 냉정한 시선을 들이밉니다. 다양한 연극적 표현방식을 통해 동시대의 이러한 삶을 진단하고자 하는 이 작품은 겉보기엔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속으로는 고립되고 부식되어가고 있는 삶, 즉 '부유한 감금상태'에 대한 무섭고도 세련된 보고서입니다.

      비상사태    

State of Emergency

2010년 8월 26일-28일

산울림소극장

작_팔크 리히터 Falk Richter

연출_박해성

출연_레지나 이종무 김형석

조연출_윤성호

드라마터그_김나볏

무대디자인_서지영

조명디자인_김형연

프로듀서_배재휘

제작

상상만발극장

서울프린지 페스티벌 2010 초청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