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너의 말이다 2026_온라인프로그램북

2026. 4. 9. 22:3826_그것은 너의 말이다

믿음의 기원 연작

 그것은 너의 말이다 

작/연출 박해성

 

2026.04.10.-04.19.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제작 상상만발극장3

순서

여정

'없음'의 곁에 함께 '있기' 

출연진

창작진

제작진

[믿음의 기원] 연작 출간 소식

2026 공연라인업

상상만발극장


여정

매 순간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은이라는 믿음,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연결된다는 믿음,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의 원인이 된다는 믿음입니다. 이는 나 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사회에까지 연결돼, 모든 결과에는 원인과 이유가 있다는 믿음은 이 세계의 모든 행동과 선택, 삶을 지탱하는 근간이 됩니다.

 

하지만 개인과 세계는 종종 이런 원인과 이유를 찾기에 너무나 고통스러운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원인을 찾는들 그 고통은 사그러들지 않고 끝없이 반복되는 질문과 분노, 절망과 자책에 우리의 삶을 의지하게 됩니다. 이 고통 속에 우리는 모든 것의 원인이자 이유인 존재를 찾기도 하고, 세계의 인과관계를 직접 만들어 '이야기'에 녹여내 몰입하기도 합니다.

 

믿음의 기원은 우리가 지금의 세계를 받아들이고 연극을 경험하는 방식을 '믿음'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온 연작 작업입니다. <믿음의 기원 1>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 존재한다는 믿음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믿음의 기원 2: 후쿠시마의 바람>은 과학이라는 진리에 대한 믿음을 다루었습니다. <스푸트니크>는 더 나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다루었고, <도덕의 계보학>은 도덕과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루었습니다. 이 연작은 극장에서 믿음이 작동되는 방식을 이야기와 재현에 기대지 않고 구현하는 형식을 만들고 발전시켜왔습니다.

 

맞닥뜨리는 모든 결과에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에 대해 다루는 <그것은 너의 말이다>는 믿음의 기원을 찾아 2011년부터 이어온 연작 작업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재난과 참사의 시대에 공동체의 힘으로 맞서려는 끊이지 않는 노력과는 별개로, <그것은 너의 말이다>에서는 시간과 공간, 개연성과 인과관계를 넘어서는 극장적 응시로 고통의 이유를 찾아야만 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심연을 마주합니다.

 

믿음의 기원 1 2011 두산아트랩(쇼케이스) 2012 예술공간서울 2013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소극장

믿음의 기원 2: 후쿠시마의 바람 2015 2018 아르코예술극장소극장

스푸트니크 2019 나온씨어터 2020 서강대메리홀소극장 2022 아르코예술극장소극장

도덕의 계보학 2021 대학로예술극장소극장 2022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소극장

그것은 너의 말이다 2024 아르코예술극장소극장 2026 서강대메리홀소극장

 

*위 연보의 연도를 통해 해당 공연의 정보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2026년 4월 20일을 전후해 지만지드라마에서 [믿음의 기원]연작 모든 희곡이 출간됩니다. 

 


'없음'의 곁에 함께 '있기'


재난을 만날 때, 인간은 거의 본능적으로 '왜'를 묻는다.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인과를 복원해야만 세계가 다시 이해 가능한 것으로 돌아오고, 다시 그 세계 안에 발을 딛고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왜'는 곧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다른 이름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마주하는 것은 선명한 해답이 아니라 도저히 메울 수 없는 이유의 부재다. 거대한 '없음' 그 자체다. 그 없음은 서늘하고, 조용하고, 완강하다. 재난은 누군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의지해온 인과율의 지도가 완전히 찢겨 나가는 사건이다. 지도가 사라지면 인간은 그보다 더 크고 높은 지도를 찾아 나선다. 고통 뒤에 숨겨진 고귀한 의미를 발명하거나, 비극을 더 큰 서사 속으로 흡수시켜 납득 가능한 이야기로 봉합하거나, 현재의 고통을 해결해 줄 상위의 질서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 도약은 자연스럽다.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우리는 그것이 하나의 선택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린다.

 

<그것은 너의 말이다>는 그 자연스러운 선택을 거부한다. 거부한다고 해서 다른 답을 제시하는 건 아니다. 이 극은 끝내 이유를 주지 않는다. 대신 아래로 내려간다. 전체보다 부분이 더 많고 더 실재한다는 감각. 거대한 이유보다 그 이유가 끝내 설명하지 못하는 개별적인 슬픔들이 더 무겁고 더 오래 남는다는 감각. 이 극은 그 감각을 따라 내려간다. 고통을 봉합할 체계를 찾는 대신, 체계 바깥에 흩어진 것들 — 개별 존재들의 고유한 물성과 이름과 온도 — 에 집중하며 더 깊이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이것은 위를 향해 세계를 넘어가는 운동이 아니다. 아래를 향해 세계 속으로 더 밀착하는 운동이다. 없는 게 아니라. 그냥 거기 있었던 것들 속으로.

 

인물들은 각자 지독하게 혼자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머물며 완벽히 닿지 않는 말들을 내뱉는다. 그 파편화된 고립은 교정되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세계의 민낯에 가장 가까운 상태다. <그것은 너의 말이다>는 그 말들을 하나의 매끄러운 이야기로 봉합하지 않는다. 무대 위에 평평하게 병치할 뿐이다. 그러나 바로 그 평평함 위에서 무언가가 발생한다. 설명되지 않은 채 잔존하는 것들이 서로를 향해 미세하게 기울어지는 것이다. 연결은 주장되지 않는다. 그냥 감각된다. 몸으로. 옆에 있음으로써.

 

죽음의 흔적을 지우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이름을 붙여 부른다. 어둠 속 산에서 헤맬 때 어떤 이가 먼저 말을 건다. 새벽 벤치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낯선 사람의 숨소리를 듣는다. 이유도 없이. 보상도 없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로. 그러나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로, 무언가를 남긴다. 단 몇 일 동안만이라도.

 

이것이 본 극이 제안하는 어떤 연대의 태도다. 높고 단단한 연대가 아니라 낮고 흐릿하고 불안정하지만 끈질긴 연대. 재난 이후의 세계에서 우리는 더 이상 위대한 서사의 주인공이 아니다. 이유도 없고 납득 가능한 결말도 없으며 우리를 단숨에 구원해 줄 상위의 질서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부서진 잔해들 사이에서 서로의 존재를 미세하게 감각할 수 있다. 완벽하지 않고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언제든 흩어질 수 있지만,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있다. 그 흐릿함이야말로,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연결의 조건일지 모른다.


<그것은 너의 말이다>는 공백을 지우려 하지 않는다. '없음'을 '있음'으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이 극은 묻는다. '없음'의 곁에 끈질기게 함께 머무는 것이 가능한지. 그것이 재난 이후를 살아가는 방식이 될 수 있는지. 극이 끝나도 이유는 오지 않는다. 시간은 모든 방향으로 열려 있고, 아무것도 완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이 어둠 속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정직한 형태의 연대라는 것을. 구원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른다.

 

*2024년 당시 14년 간의 [믿음의 기원] 연작의 마지막 작품으로서 <그것은 너의 말이다>에 관한 드라마터그의 이론적 접근을 정리한 바 있습니다. 본 글은 당시 작성한 드라마터그 글의 연장선에서 쓰고자 했습니다. 초연 프로그램북

 

드라마터그 김상훈


 

출연진

 

이종무 남자1

<세자매>, <미궁의 설계자>, <굿피플>, <그봄,한낮의 우울>, <그렇게 산을 넘는다, 사라지지 않는>, <그순간,시간이 멈춘다>, <덤웨이터>, <보이지 않는 손>

동아연극상연기상 2025

 

문현정 여자1

<파린>,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오슬로에서 온 남자>, <스푸트니크>, <누수공사>, <죽음의 집>, <보도지침>

 

김현 남자2

<파린>, <사물들>, <공터의 에티켓>, <러브미투마로우>, <세상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쾅 소리 한 번 없이 흐느낌으로>,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역사탐험연구소>, <낮은 칼바람>

 

전혜인 여자2

<개기일식 기다리기>, <스와이프!>, <러브미투마로우>, <공터의 에티켓>, <AR연계공연셋업 ; 서울왕립극단 기술융합미래 어쩌구 지원을 받았다고 가정함>, <서대문구민들이 바라는 장면>


창작진

 

작/연출 박해성

<파린>, <러브미투마로우>,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역사탐험연구소>, <미래의 동물>, <스푸트니크>, <도덕의 계보학>, <천만개의 도시>

동아연극상연출상 2024, 김상열연극상 2020, 윤영선연극상 2018

 

무대 강지혜

<믿음의 기원1>, <믿음의 기원2 : 후쿠시마의 바람>, <스푸트니크> <도덕의 계보학>, <그것은 너의 말이다>

 

조명 김형연

<개기일식 기다리기>, <파린>, <유령들>, <사물들>, <공터의 에티켓>, <러브미투마로우>

 

사운드 목소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스푸트니크>, <인정투쟁; 예술가 편>, <제비심장>,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암란의 방>, <디사이딩 세트>

 

조연출 조서연

<사물들>, <연극 안 하기 - 바보런 하기 : 만인>, <연극철지남>, <곰이 말했다> 연출

 

무대감독 이라임

<공터의 에티켓>, <안젤리나 졸리 따라잡기> 연출 

 

 

* 이 연극은 저작자의 동의를 구하고 『죽은 자의 집 청소』(김완, 김영사)에서 일부 설정 등을 참고했습니다.

흔적을 통해 한명 한명의 삶을 바라보고 만나는 시선과 수행의 영감을 주신 저자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작진

드라마터그 김상훈

음향팀무대크루 박윤지
음향크루 이효진
조명프로그래머 이혜지
조명크루 김대현 김병희 오정훈

 

조명오퍼레이터 이예원

음향오퍼레이터 김신이

 

영상기록 삼인칭시점

사진기록 옥상훈

홍보물디자인 박먼지

 

제작PD 이시은

제작 상상만발극장3


[믿음의 기원] 연작 출간 소식

[믿음의 기원] 연작 첫번째 작품 [믿음의 기원 1]의 첫 페이지

 

이번 4월 20일 전후로 지만지드라마에서 [믿음의 기원] 연작의 전 희곡 <믿음의 기원 1>, <후쿠시마의 바람>, <도덕의 계보학>, <스푸트니크>, <그것은 너의 말이다>가 출판됩니다.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온 [믿음의 기원]의 질문들을 텍스트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4월 2일 개최된 북토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본 연작은 당초 극작가적 정체성으로 지속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연극에 대한 질문과 연출 작업을 위한 계획들이 기록으로 남은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텍스트 작업의 물질화보다도 이 출판으로 인해 발생할 미래의 교류 및 재해석들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 실천의 기록들이 본 작업을 과거의 것으로 새겨넣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출판에 대한 정보는 지속적으로 상상만발극장 SNS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2026 공연라인업

2025년 상상만발극장은 [다세계극장]연작으로 러브미투마로우, 공터의 에티켓, 사물들, 파린을 만들었습니다.

 

다세계라는 주제를 각기 다른 관점에서의 연출언어로 시도하는 첫 해로서 2027년까지의 여정을 위한 4개의 분화된 기점들을 마련했습니다. 2026년에는 각 언어가 더 탐구 및 응용된 작품을 제작합니다. 다세계라는 큰 주제 안에서 분화된 트랙들이 얽히며 2027년까지 더 다양한 세계를 극장에 펼쳐놓을 예정입니다.

 

조서연 연출/ 오성민 작 <국내 도서관 이용자 사용통계 시스템> ( 2026.08.20.-08.29. 신촌문화발전소 )은 조서연 연출이 쭉 탐구해왔던 '철지남'이라는 작업개념을 <사물들>에 이어서 탐구해 선보입니다. 한국의 근현대적 기호들을 담은 일종의 대체 역사물을 표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흐른 시간의 결들을 응시하고, 동시대의 문제들을 질문합니다. 

 

이라임 구성/연출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가제)> ( 2026.10.23.-10.31. 연우소극장 ) 은 '노변의 피크닉'을 원작으로 작업한 <공터의 에티켓>에 이어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소설의 세계관을 다시 한 번 공연화합니다. SF를 단순한 장르가 아니라 ‘생각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여겼던 스트루가츠키 형제는, 우주정복 신화를 체제 유지의 선전으로 활용하던 시대에 과학과 우주가 여는 미래를 전혀 다른 감각으로 응시했습니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가제)>에서는 10억년 후에 다가올 세상 끝에 대한 상상력이 21세기 서울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사유를 불러올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김상훈 구성/연출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제) > ( 2026.11.06.-11.14. 연우소극장 ) 는 2009년 극작가 카릴처칠이 2008년 12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대응하여 공연한 Seven Jewish Children에 대응하여 2010년 상상만발극장이 제작한 <아이에게 말하세요 :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을 원작으로 하는 공연입니다. 세계의 사건들이 연쇄하는 실천들에 얽혀들어온 16년 전의 공연을 다양한 결로 디바이징하면서 역설적으로 지금-여기를 묻습니다.

 

박해성 작/연출 <트라피스트-1e>  ( 2026.11.26.-12.06. 씨어터쿰 )  는 상실의 심연을 헤매이는 이들이 상실의 대상을 만난적 없는 세계와 동시에 존재하는 다세계를 다룹니다.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다세계를 통해, 역설적으로 인식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며 상실의 고통을 대면하고 감내합니다.

 


상상만발극장

극장에 있는 관객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배우들은 극장에서 어떤 존재가 되는지, 이들이 만나는 극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극장은 어떤 곳인지에 대한 탐구에서 우리의 연극은 시작됩니다.
극장에서 우리는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지금의 세계를 집요하게 응시합니다.
2008년부터 창작을 이어온 유연하고 역동적인 작업공동체입니다.
 
상상만발극장1: 극장의 최소단위를 실현합니다.
상상만발극장2: 극장의 가능성을 확장합니다.
상상만발극장3: 집중된 창작의제를 통해 극장의 맥락을 다시 짓습니다.
 

그것은 너의 말이다 2026 2024 [극장3]

파린 2025 [극장2]

사물들 2025 [극장2]

공터의 에티켓 2025 [극장2]
러브미투마로우 2025 [극장2]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2024 [극장2]
연극철지남 2024 [극장1]
은하철도의 밤 2023 [극장1]
미래의 동물 2023
스푸트니크 2022,2020,2019
도덕의 계보학 2022,2021
아는 엔딩 2020
코리올라너스 2020,2016
뒤 돌면 앞 2019
믿음의 기원 2: 후쿠시마의 바람 2018,2015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 2017
파티: 그로테스크챔버앙상블 2017
3분 47초 2015
믿음의 기원 1 2013,2012,2011
천 개의 눈 2013
영원한 너 2012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2011,2010
타이터스 2011,2009
비상사태 2010
십 이분의 일 2009
 
수상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2024)>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믿음의 기원 2: 후쿠시마의 바람(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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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발극장은 자원의 효율적 배치와 웹접근성 제고를 위해, 2023년부터 텍스트 위주로 최소화한 데이터용량의 웹표준포맷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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