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7. 19:26ㆍ25_사물들
다세계극장 연작
사물들
각색.연출 조서연
원작 조르주 페렉
2025.09.19.-09.28.
선돌극장
제작 상상만발극장2
순서
다세계극장
연출의 글
줄거리
사물들: 60년대 이야기
출연진
창작진
제작진
2025 다세계극장 라인업
상상만발극장2
다세계극장
상상만발극장은 우리의 세계와 극장에서 하나가 아닌 이질적인 세계들이 중첩되고 충돌하며 존재하는 불가해한 감각을 포착해 이를 응시하는 연작 작업인 [다세계극장]을 이어오고 잇습니다. 2023년 <미래의 동물>로 시작한 [다세계극장]은 '도시', '우주', '시간', '세계'라는 세부키워드를 통해 2025년 <러브미투마로우>, <공터의 에티켓>, <사물들>, <파린>을 포함, 2027년까지 총 12편의 신작 연속발표로 이어집니다.
연출의 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비어 있는 벽마다 역세권 아파트 홍보물이 걸려 있고, 도착 정보를 알리는 좁은 모니터에는 광고가 계속 지나갑니다. 손 안의 전자기기에서는 최근에 어떤 나라에서 일어난 폭력사건과 어떤 음식에 대한 건강정보와 새로운 영화에 대한 소식이 초 단위로 지나갑니다.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다른 작은 화면들에는 오늘 저녁 야구 경기나, 얼마 전 공개된 드라마 시리즈, 아니면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댓글창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지하철 문이 열리면, 저마다의 옷차림을 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내 옆을 스치고 갑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나의 주변으로 무수히 많은 장면들이 점멸합니다. 하지만 내가 그것들을 지나친 다음에도, 그 장면들은 계속해서 존재할 것입니다. 새로운 광고가 걸리고, 뉴스는 계속 업데이트 되고, 다음 경기가 시작되고, 다음 달의 기대작들, 늘어나는 댓글창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조언들, 전쟁이 계속되고, 하늘로 우주선을 보내고, 신형 모델의 전자기기가 출시되고, 그리고.
이 세계에 너무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에 종종 겁이 날 때가 있습니다. 너무 많이, 빠르게 늘어가고 변해가는 것들 사이에서 내가 어디에 서 있는 것인지, 어딘가에 발 붙이고 서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도 가늠할 수 없게 되는 순간에, 이 세계가 향해 가는 방향은 더더욱 미궁에 빠집니다.
이 작품은 이런 혼란과 두려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대중교통에서, 자동차로 즐비한 도시의 거리에서, 집에 있을 때조차 통신 매체들을 통해 자꾸 침범하는 바깥 세계들의 감각 사이에서 우리는 정주하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지만, 지금 여기 우리가 있는 곳은 극장입니다. 무수한 시간을 통과해온 말들은 여기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목격하게 되는 것들이 나의 일상을, 우리가 거쳐 온 날들을 응시할 수 있는 정주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서연
줄거리
제롬과 실비는 '신인'이었다. 이 사회에 막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사회 심리 조사원으로 일했다. 운이 좋다면 단번에 높은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만원인 지하철과 퇴근 후 몰려오는 피로에 시달렸다. 여유로운 아침을 보낼 수 있게 해 줄 부를 꿈웠다. 멋진 가구와 그 가구들을 놓을 수 있을 여유로운 공간을 원했다. 무언가에 쫓기는 기분이 아니라, 여유를 갖고 살 수 있기를 원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불안을 잊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나눴다. 행복을 맛보았다. 순간이었지만. 세상은 안전하지 않았다. 전쟁이 있었고, 폭력이 만연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진정으로 위협하는 것은 다른 것이었다. 이 풍요로운 세계에서 그들은 충분히 풍요롭지 못했다.
사물들: 60년대 이야기
『사물들』은 1960년대 프랑스의 젊은 커플이 욕망과 결핍, 물질적 소유에 휩싸여 살던 시대의 풍경을, 조르주 페렉 특유의 세밀한 언어와 독특한 문체로 담아낸 소설이다. 페렉의 문장은 반복적이고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당시 사회 구조와 젊은 세대의 욕망, 그리고 그 안에서의 공허와 불안을 묘사하며 한 시대의 모습을 생생히 드러낸다.
연극 <사물들>은 조르주 페렉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묘사가 가득한 소설의 문장들을 그대로 무대에 가져오는 시도를 통해, 작품은 제목에 달려 있는 부제—‘60년대 이야기’—가 말해주는 시대성과 지금 이곳의 현재성을 동시에 탐색한다. 60년대 쓰인 이야기가, 2025년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세 명의 배우에 의해 전해진다.
배우를 통해 전달되는 문장들이 1965년에 쓰였다는 사실은 작품의 중요한 층위를 형성한다. 번역의 과정이 있었지만 60년 전의 이야기가 오늘의 무대에서 다시 발화될 때, 이 말들은 무대적 관습에 의해, 지금까지도 유사한 개인의 경험과 연결되며 현재 우리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형이 될 수 없는 텍스트의 구조는 어느 순간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상기시킨다. 이는 단순히 시대 전달을 넘어, 과거를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떤 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질문하게 한다.
무대에는 그 무엇도 재현하지 않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물들 중 무대에 보여지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검정색의 테이블과 몇개의 의자가 전부다. 몇몇 사물들과 무대의 요소들로 구현을 시도하지만 만들어지기 이전에 무너지길 반복한다. 이는 무대를 특정 시공간으로 상정하지 않게 하며 텍스트 자체에 집중하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드러낸다. 최소한의 사물, 배우의 말과 움직임, 그리고 이들을 비추는 조명으로, 상상은 오롯이 보는 이의 감각에 맡겨진다. 반복과 나열, 세밀한 묘사로 이루어진 텍스트는 무대 위 최소한의 요소들과 만나 리듬과 호흡을 얻으며 잔잔하게 흘러간다.
이로써 소설의 문장을 충실히 불러와 재구성하고, 60년대라는 시간적으로 먼 과거의 이야기를 지금 여기에서 발화하는 실험은 무대 위에서 익숙하면서 동시에 낯선 경험을 끊임없이 제공한다. 서로 다른 시공간, 시대 사이의 간극을 경험하고, 그 차이를 통해 현재를 감각한다. 연극 <사물들>은 1960년대와 지금을 연결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사이 틈을 통해 전달되는 감각으로 오늘을 그리고 어쩌면 미래까지도 성찰하게 한다.
최윤영
출연진
출연 선명균
<스푸트니크>, <대학과 연극>, <우리가 로맨스를 떠올릴 때 소환하지 않는 풍경의 경우의 수>, <노스체>, <어느 물리학자의 낮잠>. <나자닌을 위한 인터뷰>, <믿음의기원2 : 후쿠시마의 바람>
출연 김현
<공터의 에티켓>, <러브미투마로우>,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그것은 너의 말이다>, <역사탐험연구소>, <낮은 칼바람>, <미래의 동물>, <천만 개의 도시>, <코리올라너스>
출연 김슬기
<공터의 에티켓>, <러브미투마로우>,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빵야>, <낮은 칼바람>, <미래의 동물>, <파우스트>, <윙키>, <햄버거 먹다가 생각날 이야기>
창작진
연출 조서연
<연극 안 하기 - 연극 했다고 치기>, <곰이 말했다>
무대 김윤지
<곰이 말했다>, <사이보그,푸네스>, <우선 저는 이곳에 약을 받으러 왔다는 사실을 밝혀둡니다>, <그리고 남겨진 것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긴 사이>, <아르카디아>
조명 김형연
<러브미투마로우>,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그것은 너의 말이다>, <활화산>, <출입국사무소의 오이디푸스>, <파랑새>, <신파의 세기>, <미래의 동물>,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
제작진
원작 조르주 페렉 <사물들(번역 김명숙, 웅진지식하우스)>
드라마터그 최윤영
조연출/오퍼레이터 이예원
조명 프로그래머 김주슬기
조명팀 김병희 오정훈 임수연
홍보물디자인 박먼지
영상기록 삼인칭시점
사진기록 옥상훈
제작PD 이시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주체지원사업
제작 상상만발극장2
2025 다세계극장 라인업
2025년 상상만발극장은 [다세계극장]연작으로 러브미투마로우, 공터의 에티켓, 사물들에 이어 하나의 신작을 남겨놓았습니다.
파린 2025.12.05.-14. QUAD
작가 전성현 연출 박해성
재난과 전쟁의 시대에 우리의 안온한 일상이 위태롭게 겹쳐져 있습니다. 사건과 사건 바깥의 관계에 대한 응시를 통해 우리의 일상이 타인의 비극과 어떻게 겹쳐있는지, 우리의 비극이 어떻게 일상 속에 겹쳐있는지에 대해 사색합니다.
상상만발극장
극장에 있는 관객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배우들은 극장에서 어떤 존재가 되는지, 이들이 만나는 극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극장은 어떤 곳인지에 대한 탐구에서 우리의 연극은 시작됩니다.
극장에서 우리는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지금의 세계를 집요하게 응시합니다.
2008년부터 창작을 이어온 유연하고 역동적인 작업공동체입니다.
상상만발극장1: 극장의 최소단위를 실현합니다.
상상만발극장2: 극장의 가능성을 확장합니다.
상상만발극장3: 집중된 창작의제를 통해 극장의 맥락을 다시 짓습니다.
공터의 에티켓 2025 [극장2]
러브미투마로우 2025 [극장2]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2024 [극장2]
연극철지남 2024 [극장1]
그것은 너의 말이다 2024 [극장3]
은하철도의 밤 2023 [극장1]
미래의 동물 2023
스푸트니크 2022,2020,2019
도덕의 계보학 2022,2021
아는 엔딩 2020
코리올라너스 2020,2016
뒤 돌면 앞 2019
믿음의 기원 2: 후쿠시마의 바람 2018,2015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 2017
파티: 그로테스크챔버앙상블 2017
3분 47초 2015
믿음의 기원 1 2013,2012,2011
천 개의 눈 2013
영원한 너 2012
아이에게 말하세요: 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2011,2010
타이터스 2011,2009
비상사태 2010
십 이분의 일 2009
수상
동아연극상 작품상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2024)>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믿음의 기원 2: 후쿠시마의 바람(2015)>
*상상만발극장은 자원의 효율적 배치와 웹접근성 제고를 위해, 2023년부터 텍스트 위주로 최소화한 데이터용량의 웹표준포맷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